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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영국, EU와의 관계 재정립 과정과 전망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은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2020년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한 이후, 영국과 EU는 새로운 무역 및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을 지속해 왔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진화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관계 재정립 과정

  1. 탈퇴협정 및 무역협력협정(Trade and Cooperation Agreement, TCA) 체결:
    • 영국과 EU는 2020년 12월 30일 미래 관계를 규정하는 ‘무역협력협정(TCA)’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정은 무관세, 무쿼터를 원칙으로 하는 상품 무역을 가능하게 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존의 EU 단일 시장 접근권을 상실하게 했습니다. 특히 영국의 핵심 산업인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패스포팅(passporting)’ 권한이 종료되어 EU 시장 접근에 제약이 생겼습니다.
    • TCA는 북아일랜드 의정서(Northern Ireland Protocol)라는 중요한 예외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아일랜드가 EU 단일 시장의 일부로 남아있게 하여 아일랜드와의 육상 국경에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간의 무역에 새로운 통관 절차와 규제를 발생시켜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2. 북아일랜드 의정서 문제와 윈저 프레임워크:
    • 북아일랜드 의정서는 영국-EU 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상품에 대한 검역과 통관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었고, 이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안정성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2023년 2월 영국과 EU는 **윈저 프레임워크(Windsor Framework)**에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는 북아일랜드로 향하는 상품에 대한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북아일랜드가 EU 단일 시장에 잔류하되 특정 EU 규제에 대한 ‘스토몬트 브레이크(Stormont Brake)’를 통해 북아일랜드 의회의 거부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윈저 프레임워크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EU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 최근 관계 재설정 노력 (2025년 기준):
    • 2025년 5월,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이후 5년 만에 관계 재설정에 합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2026년에 만료될 예정이던 어업 협정 및 상호 조업권을 2038년까지 연장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EU 어민의 영국 수역 내 조업권 연장을 대가로 영국산 식음료의 EU 검역 절차 완화를 얻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이 합의는 영국 경제에 90억 파운드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방위 및 민간 교류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 경색되었던 관계가 실용적인 협력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제적 영향 및 전망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 경제 성장률 둔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영국의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기업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합니다. EU 단일 시장 접근성 상실은 무역 비용 증가와 비관세 장벽으로 이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미쳤습니다.
  • 물가 상승 및 생활비 압박: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이는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 노동 시장의 변화: EU로부터의 자유로운 인력 유입이 중단되면서 일부 산업에서는 인력 부족 현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향후 전망:

  • 실용적 관계 강화: 최근의 어업 협정 연장 사례에서 보듯이, 영국과 EU는 이념적 대립보다는 실용적인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 노동당 정부의 역할: 현재 영국 집권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리셋’을 공약하며 EU와의 관계 재정립과 무역 장벽 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경제 회복 노력: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모색하고 국내 산업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 여전히 남은 과제: 북아일랜드 문제는 윈저 프레임워크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정치적 민감성을 지닌 사안으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서비스 무역, 데이터 교환, 규제 조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적인 협력 논의가 필요합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의 관계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여정이었지만, 점차 실용성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되고 있습니다. 양측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더욱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미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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